댓글 0건 조회 121회 작성일 2014-07-23

쌍용자동차가 한국 GM에 이어 국내 완성차 업계에선 두번째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제시했다. 국내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 임원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대차는 ‘상여금의 고정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GM, 쌍용차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고정성은 업적, 성과 등 추가적 조건없이 고정적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지 여부를 말한다. 현대차는 노동자에게 2개월에 한 번 기본급 100%를 정기 상여금을 주되 이 기간에 근무일이 15일 미만이면 상여금을 주지 않고 있다. 일정한 근무 일수를 채워야만 지급되기 때문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을 수 없다는 논리다.

반면 한국 GM과 쌍용차의 정기상여금 지급 기준에는 아무런 조건이 달려있지 않다. 이 때문에 대법원도 5월 말 한국GM의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한국 GM의 정기상여금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한국 GM과 쌍용차보다 특근과 잔업이 훨씬 많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도 부담이다.

통상임금은 추가 근로수당 산정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각종 수당이 올라가 직원들은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를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 확대안 등을 요구했으며 관철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23일 전날 진행된 제15차 임단협 교섭에서 현재 800%인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복리후생 비용 등 기타수당 적용 여부는 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 결정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상여금도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소송에 대비해 이미 충당금 150억여원을 쌓아둔 상태다.

쌍용차 관계자는 “하루빨리 노사 협상을 마무리 짓고, 새롭게 경영정상화를 이루려고 이런 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 늘어난 7만3천941대를 판매하는 등 최근 경영 위기에 벗어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