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재단 ‘퇴학생 동향보고’ 문건 발각
작성자 학생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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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재단 ‘퇴학생 동향보고’ 문건 발각
두산중공업서 파견 직원그룹 비판 퇴학생 감시
당사자 “경찰에 고소할 것”
경향신문 | 송진식·정영선·정환보 기자 | 입력 2010.07.26 03:12
중앙대가 두산그룹의 재단 인수와 운영을 비판하다 퇴학당한 학생을 계속 감시·미행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그를 미행하다 적발된 재단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에서 파견 근무 중인 직원이었다. 25일 중앙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주변에서 중앙대 학생들과 두산중공업 해고노동자 등이 집회를 몰래 사진촬영하는 두산중공업 소속 직원 오모씨(32)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오씨는 학생들에게 발각되자 택시를 타고 도주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학생들에 의해 40여분 만에 종로5가에서 붙잡혔다.
현장조사 결과 오씨는 지난 5월 중앙대에서 퇴학당한 노영수씨(28)의 최근 동향을 기록한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소지하고 있었다. A4용지 3장 분량인 이 문건에는 노씨의 이날 행적과 동선, 다음날 일정 등 노씨의 일거수일투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문건의 첫장에는 노씨의 일정에 대해 '24일 오후 2시40분 동대문 두산타워 건너편에서 두산 노동자 및 학생 일동과 집결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이어 집회에 대해 '현재 교내 대안포럼 행사 관계로 학생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파악됨'이라는 의견과 함께 '(중앙대) 문과대 유○○ 실장이 노씨와 면담 계획 중'이라고 적어놨다. 또 노씨의 다음날 일정으로 '25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정문 계단 앞 1인시위 예정'이라고 적었고, '1인시위 피켓 제작, 피켓 글자에 LED 조명 부착'이라며 상세한 시위 내역도 기록됐다.
노씨는 동향보고 문건을 압수해 현장에 출동한 효제파출소에 보관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노씨는 "문건의 다른 2장에는 지난 1주일간 내가 남대문·동대문시장과 세운상가 등을 돌며 각종 집회 관련 물품을 산 내역이 시간대별로 적혀 있다"며 "26일 문건의 나머지 2장을 열람한 뒤 오씨를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단 측이 노씨의 동향을 감시·미행한 것은 노씨가 퇴학을 전후해 지속적으로 두산그룹을 비판하는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학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노씨는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뒤 성과·취업률 등을 중심으로 한 학과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본격화하자 이에 항의하는 학내 활동을 벌이다 퇴학처분을 받았다. 노씨는 이후 퇴학처분에 항의하는 1인시위를 꾸준히 벌였고 중앙대 총학생회, 두산계열사 노조 등과 함께 두산그룹의 노무정책을 비판하는 집회 등에도 참가해왔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재단과 두산 측이 퇴학생을 불순분자 다루듯 뒤를 밟아 조사하고 다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학내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노씨가 퇴학 후에도 학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고 향후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을 공언하고 있어 노씨의 활동을 파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진식·정영선·정환보 기자 >
두산중공업서 파견 직원그룹 비판 퇴학생 감시
당사자 “경찰에 고소할 것”
경향신문 | 송진식·정영선·정환보 기자 | 입력 2010.07.26 03:12
중앙대가 두산그룹의 재단 인수와 운영을 비판하다 퇴학당한 학생을 계속 감시·미행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그를 미행하다 적발된 재단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에서 파견 근무 중인 직원이었다. 25일 중앙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주변에서 중앙대 학생들과 두산중공업 해고노동자 등이 집회를 몰래 사진촬영하는 두산중공업 소속 직원 오모씨(32)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오씨는 학생들에게 발각되자 택시를 타고 도주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학생들에 의해 40여분 만에 종로5가에서 붙잡혔다.
현장조사 결과 오씨는 지난 5월 중앙대에서 퇴학당한 노영수씨(28)의 최근 동향을 기록한 '노영수 관련 동향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소지하고 있었다. A4용지 3장 분량인 이 문건에는 노씨의 이날 행적과 동선, 다음날 일정 등 노씨의 일거수일투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문건의 첫장에는 노씨의 일정에 대해 '24일 오후 2시40분 동대문 두산타워 건너편에서 두산 노동자 및 학생 일동과 집결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이어 집회에 대해 '현재 교내 대안포럼 행사 관계로 학생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파악됨'이라는 의견과 함께 '(중앙대) 문과대 유○○ 실장이 노씨와 면담 계획 중'이라고 적어놨다. 또 노씨의 다음날 일정으로 '25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정문 계단 앞 1인시위 예정'이라고 적었고, '1인시위 피켓 제작, 피켓 글자에 LED 조명 부착'이라며 상세한 시위 내역도 기록됐다.
노씨는 동향보고 문건을 압수해 현장에 출동한 효제파출소에 보관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노씨는 "문건의 다른 2장에는 지난 1주일간 내가 남대문·동대문시장과 세운상가 등을 돌며 각종 집회 관련 물품을 산 내역이 시간대별로 적혀 있다"며 "26일 문건의 나머지 2장을 열람한 뒤 오씨를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단 측이 노씨의 동향을 감시·미행한 것은 노씨가 퇴학을 전후해 지속적으로 두산그룹을 비판하는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학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노씨는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뒤 성과·취업률 등을 중심으로 한 학과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본격화하자 이에 항의하는 학내 활동을 벌이다 퇴학처분을 받았다. 노씨는 이후 퇴학처분에 항의하는 1인시위를 꾸준히 벌였고 중앙대 총학생회, 두산계열사 노조 등과 함께 두산그룹의 노무정책을 비판하는 집회 등에도 참가해왔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재단과 두산 측이 퇴학생을 불순분자 다루듯 뒤를 밟아 조사하고 다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학내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노씨가 퇴학 후에도 학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고 향후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을 공언하고 있어 노씨의 활동을 파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진식·정영선·정환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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