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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고 영광스러운 것은
작성자 하심
댓글 0건 조회 526회 작성일 201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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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下心)

 

좋고 영광스러운 것은 항상 남에게 미루고, 남부끄럽고 욕되는 것은 남모르게 내가 뒤집어 쓰는 것이 수도인의 행동이다. 육조대사가 말씀하셨다. '항상 자기의 허물만 보고 남의 시비, 선악은 보지 못한다.' 이 말씀이야말로 공부하는 사람의 눈이다. 내 옳음이 추호라도 있을 때에는 내 허물이 태산보다 크다. 나의 옳음을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 없는 사람이라야 조금 철이 난 사람이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에든지 전혀 내 허물만 보이고, 남의 허물은 볼래야 볼 수 없는 것이다.

 

세상 모두가 '내 옳고 네 그른 싸움'이니, 내 그르고 네 옳은 줄만 알면 싸움이 영원히 그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깊이 깨달아 '내 옳고 네 그름'을 버리고 항상 나의 허물, 나의 잘못만 보아야 한다. 법연(法演) 선사가 말씀하였다. '20년 동안 죽을 힘을 다해서 공부하니, 이제 겨우 내 부끄러운 줄 알겠다.' '내 잘났다'고 천지를 모르고 어깨춤을 추는 어리석음에서 조금 정신을 차린 말씀이다.

 

뉴튼은 천고(千古)의 큰 물리학자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훌륭하다'고 많이 존경하였으나 뉴튼 자신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자기가 생각해 볼 때는 자신은 대학자는 고사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인데, 왜 자기를 대학자로 취급하는지 의심했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말하였다. '우주의 진리는 대해(大海)같이 넓고 깊다. 그러나 나는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이나 줍고 노는 어린아이에 불과하여, 진리의 바다에는 발 한 번 적셔 보지 못했다.' 이 말도 자기의 어리석음을 조금 짐작하는 말이다. 서양의 제일가는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항상 크게 외쳤다. '나는 단지 한 가지만 안다. 그것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볼 때,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제 못난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니요, 다 제 잘나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임제종의 중흥조인 법연선사의 말씀을 잊지 말자. 누가 법문을 물으면 항상 말씀하였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천하의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무엇을 안다고 그렇게도 떠드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상에서도 가장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은, 오로지 모든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자기의 잘나지 못함을 자각하는 정도로 그 사람의 인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잘나지 못함을 철저히 깨달아 일체를 부처님과 같이 섬기게 되면, 일체가 나를 부처님과 같이 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낮고 낮은 곳이 자연히 바다가 되나니, 이것은 일부러 남에게 존경을 받으려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을 생각이 있으면, 남이 존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내 몸을 낮추고 또 낮추어 밑없는 곳까지 내려가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더라.' 공자(孔子)가 노자(老子)를 보러 가니, 노자가 말했다. '그대를 보니 살과 뼈는 다 썩고 오직 입만 살았구나! 큰 부자는 재산을 깊이 감추어 없는 것같이 하고 어진 사람은 얼굴을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이 하나니, 그대의 교만한 행동과 도도한 생각을 버려라. 무엇을 알기에 그렇게 잘난 척하는가?' 공자가 듣고 크게 탄복하며, 노자를 '용과 같다'고 하였다. 노자가 또 공자에게 말하였다. '내 부탁하노니 누구든지 총명한 사람이 그 몸을 망치는 것은 다 남의 허물을 잘 말하기 때문이다. 부디부디 조심해서 남의 나쁜 것과 그른 것을 입 밖에 내지 말아라.' 이 두 분은 지상에서 큰 성인이라 존경하는 바이다. 서로 처음 만났을 적에 이런 말로써 경계하니, 누구든지 일생동안 지켜도 남을 말들이다.

 

하심(下心)의 덕목을 몇 가지 적어 본다.

 

一. 도가 높을수록 마음은 더욱 낮추어야 하니,

모든 사람들을 부처님과 같이 존경하며 원수를 부모와 같이 섬긴다.

 

一. 어린이나 걸인이나 어떠한 악인이라도 차별하지 말고 극히 존경한다.

 

一. 낮은 자리에 앉고 서며 끝에서 수행하여 남보다 앞서지 않는다.

 

一. 음식을 먹을 때나 물건을 나눌 때 좋은 것은 남에게 미루고 나쁜 것만 가진다.

 

一. 언제든지 고되고 천한 일은 자기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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