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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건설노동자 “10년 할 일을 1년반만에…”
작성자 노동자
댓글 0건 조회 267회 작성일 201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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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속도전’에 공사현장 안전사고 잇따라
새벽 6시~밤 12시 작업 예사…“지옥 같다”
 
“4대강 공사가 사람 잡습니다. 공사장에 들어온 사람들도 이러다 죽겠다며 일주일을 못 버티고 나가요.”(낙동강 33공구 건설노동자 김아무개씨)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 완공을 목표로 ‘4대강 살리기’ 공사를 조급하게 밀어붙이면서 건설노동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공사 차량 운전기사가 전복사고로 숨지고 과로로 쓰러지는 등 무리한 공기 단축의 후유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북 상주시 낙동강 33공구 상주보 건설현장에서 준설토를 실어나르는 덤프트럭 기사 지아무개(56)씨는 지난 4일 밤 작업을 마치고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공사에 투입된 지 한 달이 채 안 돼 생긴 일이다. 지난 3월에는 낙동강 20공구에서 펌프카 기사가 전복사고로 숨지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4대강 공사현장이 “지옥 같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4대강 공사현장의 노동강도는 일반 건설현장의 배 이상이다. 낙동강 33공구에서는 굴착기(포클레인)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 70대와 노동자 70여명이 준설작업을 벌인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5시에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 6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준설작업은 보통 저녁 8시에 끝나지만, 밤 12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저녁밥은 중장비 안에서 빵 한 조각과 우유로 때운다. 유일한 휴식시간은 점심시간 1시간뿐이다. 작업이 끝나면 건설현장 인근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잠을 잔다.

하루 13~17시간에 이르는 중노동으로 노동자들은 골병들기 일쑤다. 지씨의 동료 이아무개씨는 7일 “지씨는 병원 한 번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했던 사람”이라며 “며칠 전부터 죽을 정도로 힘들다고 하더니 결국 쓰러졌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 김아무개씨는 “얼마 전 시공업체 관리직원이 ‘청와대 방침이니 장마철인 6월 전에 공사를 50% 이상 끝내야 한다’며, 자신 없는 사람은 나가라고 했다”며 “공사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딱 사흘 쉬었다”고 말했다.

공기를 맞추기 위한 속도전은 각종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전국 4대강 공사현장에서 △변속기나 축이 빠지는 차량사고 △모래 위 전복사고 △피로 누적에 따른 오작동 사고 등이 빈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신호수 배치 등 안전대책 마련과 하루 8시간 노동 등을 시공업체에 요구하고 있지만, ‘쇠귀에 경 읽기’에 그치는 상황이다.

박종국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정부가 속전속결을 강조하고, 턴키(설계·시공 일괄방식) 낙찰을 받은 시공업체도 공사비를 줄이려다 보니, 무리한 공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중류 공구의 한 시공업체 관리자도 “보를 건설하는 곳에선 준설작업에다 콘크리트 작업까지 이뤄져 노동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요즘 건설현장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기 단축을 강조하는 추세지만, 10년에 할 일을 1년 반 만에 하라고 하는 건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근로기준법상 주당 연장근로는 12시간 이내에서만 가능하다”며 “무리한 공기 단축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는 만큼 공사를 중단하고 작업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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