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해직처분 취소소송 마지막 공판 “교육문제 해결위한 싸움, 놓지않을 것
작성자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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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학생들에게 알린 게 ‘죄’였다. 지난해 12월9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지 꼭 1년. 9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해직교사 9명은 지금도 되풀이되는 일제고사에 대한 물음표를 품고 복직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응원이 하루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었다.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해직된 교사들이 징계위원회 회부 1년째인 9일 서울 사당동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실에 모였다. 왼쪽부터 송용운·설은주·최혜원·윤여강·정상용·박수영·김윤주·김영승씨. 김문석기자
“사흘 전에 제자 셋이 찾아와 고기 세 근을 함께 해치웠어요.”
길동초등학교에서 해직된 최혜원씨(26·여)는 “겨울방학에 제자들과 거창으로 여행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씨(37)는 학부모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정상용씨(44)는 ‘은평학부모네트워크’ 모임을 꾸렸다. 김윤주씨(34·여)는 “간혹 아이들의 응원메시지가 오는데 애들도 마음이 커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직교사들이 정보를 나누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상들이다.
해직되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넉달 가까이 진행한 농성. 해직교사들은 지난 4월부터는 서울지부 사무실에서 만남을 이어왔다. 말 못하고 맘에 담아온 가슴앓이는 컸다. 티 안내고 배려해주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쏟아졌다. “얼마 전 어머니가 병원에 다녀오신 걸 나에게는 숨겨 나중에 알게 됐다. 지금도 부모님은 내가 귀가해야 불을 끄신다”(정상용), “한번은 술병나서 모임에 못갔는데 ‘드디어 김영승 쓰러졌다’는 소문이 돌더라. 정신이 번쩍 났다”(김영승), “해직되고 농성하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전교조 창설 당시인 89년에도 해직되는 모습을 어머니가 지켜봤는데 또 해직돼 마음에 걸린다”(송용운).
해직교사들은 2009년을 ‘상식의 기준이 무너진 해’로 풀이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너진 1년이었다는 것이다. 최혜원씨는 “처음에는 교사 해직도 큰 사건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더 많은 사건들이 터지면서 일찍 쫓겨난 우리부터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며 살아야겠다고 맘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해직교사들은 모두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풀지 못하는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윤여강씨(50·여)는 “교육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우리가 지금으로선 힘이 약하고 가진 것이 없다. 하지만 좀더 치열하게 고민할 때 아이들이 경쟁보다 노는 것에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가 최종보고서에서 “일제고사가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한다”고 지적한 것도 상기시켰다. 경쟁과 성적, 사교육에 내몰리는 학교를 바꾸는 꿈과 연구를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출발은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기 위한 복직 싸움이다. 오는 17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진행 중인 해직처분 취소 행정소송의 마지막 공판이 열린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해직통보서를 받은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8일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징계였다. 제자들에게 승소를 약속한 선고공판 일은 내년 1월5일이다.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해직된 교사들이 징계위원회 회부 1년째인 9일 서울 사당동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실에 모였다. 왼쪽부터 송용운·설은주·최혜원·윤여강·정상용·박수영·김윤주·김영승씨. 김문석기자
“사흘 전에 제자 셋이 찾아와 고기 세 근을 함께 해치웠어요.”
길동초등학교에서 해직된 최혜원씨(26·여)는 “겨울방학에 제자들과 거창으로 여행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씨(37)는 학부모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정상용씨(44)는 ‘은평학부모네트워크’ 모임을 꾸렸다. 김윤주씨(34·여)는 “간혹 아이들의 응원메시지가 오는데 애들도 마음이 커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직교사들이 정보를 나누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상들이다.
해직되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넉달 가까이 진행한 농성. 해직교사들은 지난 4월부터는 서울지부 사무실에서 만남을 이어왔다. 말 못하고 맘에 담아온 가슴앓이는 컸다. 티 안내고 배려해주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쏟아졌다. “얼마 전 어머니가 병원에 다녀오신 걸 나에게는 숨겨 나중에 알게 됐다. 지금도 부모님은 내가 귀가해야 불을 끄신다”(정상용), “한번은 술병나서 모임에 못갔는데 ‘드디어 김영승 쓰러졌다’는 소문이 돌더라. 정신이 번쩍 났다”(김영승), “해직되고 농성하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전교조 창설 당시인 89년에도 해직되는 모습을 어머니가 지켜봤는데 또 해직돼 마음에 걸린다”(송용운).
해직교사들은 2009년을 ‘상식의 기준이 무너진 해’로 풀이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너진 1년이었다는 것이다. 최혜원씨는 “처음에는 교사 해직도 큰 사건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더 많은 사건들이 터지면서 일찍 쫓겨난 우리부터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며 살아야겠다고 맘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해직교사들은 모두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풀지 못하는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싸움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윤여강씨(50·여)는 “교육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우리가 지금으로선 힘이 약하고 가진 것이 없다. 하지만 좀더 치열하게 고민할 때 아이들이 경쟁보다 노는 것에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가 최종보고서에서 “일제고사가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한다”고 지적한 것도 상기시켰다. 경쟁과 성적, 사교육에 내몰리는 학교를 바꾸는 꿈과 연구를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출발은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기 위한 복직 싸움이다. 오는 17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진행 중인 해직처분 취소 행정소송의 마지막 공판이 열린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해직통보서를 받은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8일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징계였다. 제자들에게 승소를 약속한 선고공판 일은 내년 1월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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