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의 분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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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의 분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사람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김종일(‘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2
요즈음 민주노동당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종북주의’로 비화되었던 논쟁 끝에 소위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민주노동당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국회의원이 사퇴와 탈당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든다는 소리도 들린다. 진보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김종일(‘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이메일 yongsan@jinbo.net
ⓒ 민중의소리
과연 일반 대중들은 오늘의 민주노동당 분열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지 착잡한 심정 가눌 길이 없다. ‘그 놈이 그 놈이고 운동권은 다 똑 같다’는 대중의 비판이 벌써부터 두려워지는 건 필자의 소심함 때문일까. 진보진영의 분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책임감을 느끼기에 더욱 가슴이 저리다.
오늘 가까이 잘 알고 지내던 민주노동당의 한 지역위원장이 탈당을 결심하면서 핸드폰 문자를 보내왔다. “고민 끝에 탈당합니다. 그 동안 후의에 감사드립니다.” 짧은 글귀에 상대의 고민이 느껴진다. 잠시 상대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헤아려보고 전화를 걸었다. “상당히 마음 고생이 많았을 텐데, 어떠했느냐? 이후 어떤 전망을 가지고 활동을 할 예정이냐?” “그동안 고민 많이 했습니다. 고민 끝에 탈당을 결심했고, 신당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결국에는 다시 만나지 않겠습니까.” 그 말의 여운이 느껴져 잠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자주파’든 ‘평등파’든 대중들의 시각에서는 그놈이 그놈이다 다 똑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파’가 무엇이든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려는 데 앞장서왔던 운동권으로 인식하지 않을까. 사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다 똑 같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유독 진보진영 내부에서만 물과 기름처럼, 적대적 모순관계로 느낀 나머지 씻기 어려운 상처를 주고 상대를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실용주의’란 미명 하에 극단적 양극화를 추구하던 말건, 이미 한미당국 사이에 한미동맹 강화와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기만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분단관리체제를 영구화하려는 속셈을 드러내건 말건 눈앞의 패권 추구만 우선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공통점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求同尊異)이 진보진영의 단결의 명제인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굳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 지 각자 돌아보았으면 싶다.
오늘 진보진영의 분열을 곱씹다보니 노자(老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自見者不明 - 스스로 안다하는 이는 밝지 못하고
自是者不彰 - 스스로 옳다하는 이는 빛나지 못하고
自伐者無功 - 스스로 내세우는 이는 공이 없으니
自誇者不長 - 스스로 자랑하는 이는 어른답지 못하다.
기사입력 : 2008-02-20 23:21:47
최종편집 : 2008-02-23 12:28:31
ⓒ민중의소리
사람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김종일(‘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2
요즈음 민주노동당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종북주의’로 비화되었던 논쟁 끝에 소위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민주노동당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국회의원이 사퇴와 탈당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든다는 소리도 들린다. 진보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김종일(‘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이메일 yongsan@jinbo.net
ⓒ 민중의소리
과연 일반 대중들은 오늘의 민주노동당 분열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지 착잡한 심정 가눌 길이 없다. ‘그 놈이 그 놈이고 운동권은 다 똑 같다’는 대중의 비판이 벌써부터 두려워지는 건 필자의 소심함 때문일까. 진보진영의 분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책임감을 느끼기에 더욱 가슴이 저리다.
오늘 가까이 잘 알고 지내던 민주노동당의 한 지역위원장이 탈당을 결심하면서 핸드폰 문자를 보내왔다. “고민 끝에 탈당합니다. 그 동안 후의에 감사드립니다.” 짧은 글귀에 상대의 고민이 느껴진다. 잠시 상대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헤아려보고 전화를 걸었다. “상당히 마음 고생이 많았을 텐데, 어떠했느냐? 이후 어떤 전망을 가지고 활동을 할 예정이냐?” “그동안 고민 많이 했습니다. 고민 끝에 탈당을 결심했고, 신당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결국에는 다시 만나지 않겠습니까.” 그 말의 여운이 느껴져 잠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자주파’든 ‘평등파’든 대중들의 시각에서는 그놈이 그놈이다 다 똑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파’가 무엇이든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려는 데 앞장서왔던 운동권으로 인식하지 않을까. 사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다 똑 같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유독 진보진영 내부에서만 물과 기름처럼, 적대적 모순관계로 느낀 나머지 씻기 어려운 상처를 주고 상대를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실용주의’란 미명 하에 극단적 양극화를 추구하던 말건, 이미 한미당국 사이에 한미동맹 강화와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기만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분단관리체제를 영구화하려는 속셈을 드러내건 말건 눈앞의 패권 추구만 우선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공통점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求同尊異)이 진보진영의 단결의 명제인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굳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 지 각자 돌아보았으면 싶다.
오늘 진보진영의 분열을 곱씹다보니 노자(老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自見者不明 - 스스로 안다하는 이는 밝지 못하고
自是者不彰 - 스스로 옳다하는 이는 빛나지 못하고
自伐者無功 - 스스로 내세우는 이는 공이 없으니
自誇者不長 - 스스로 자랑하는 이는 어른답지 못하다.
기사입력 : 2008-02-20 23:21:47
최종편집 : 2008-02-23 12:28:31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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