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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오륙도’, 아들은 ‘이태백’…
작성자 백수
댓글 0건 조회 500회 작성일 200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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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오륙도’, 아들은 ‘이태백’…
 
한지붕 ‘父子 백수’ 속출
 
장석범기자 bum@munhwa.com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제조업체에 다니던 박모(59·서울 관악구)씨는 지난해 1월 회사를 그만두고 1년째 실업자로 지내고 있다. 박씨의 아들(29)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며 1년 넘게 직업 없이 지내고 있다. 그는 충남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뒤 40여개 기업에 입사원서를 냈다 모두 낙방하고 공무원 시험으로 돌아섰다. 아버지 박씨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뒀던 저축과 보험을 해지해 생활비로 썼지만,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조만간 승용차를 팔아 생활비에 보탤 생각이다.

최근 취업난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박씨 부자처럼 가장과 자녀 모두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부자(부녀) 백수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부자(부녀) 백수 가정을 탈출하더라도 일용직 등 비정규직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하루벌이’에 그쳐 사회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부자(부녀) 백수’, ‘하루벌이 가정’ 속출 = 경기 화성시 한 금속업체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왕모(51·경기 수원시)씨는 6개월 동안 임금이 밀리자 지난해 6월 퇴직했다. 이후 부인(48)이 한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도왔지만 식당이 경기침체로 문을 닫으면서 실직했다.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딸(27)마저도 최근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모두 백수인 ‘부자(부녀) 백수 가정’인 셈이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부자(부녀) 백수’들은 당장의 생계유지를 위해 일용직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찾아나서고 있다. 부자(부녀) 모두 비정규직 일자리에 생명줄을 건 ‘하루벌이 가정’이 되는 것. 지난 2005년 7월 다니던 버스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한 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김모(59·서울 노원구)씨는 2006년 11월 이마저도 잃었다.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한 김씨는 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니는 김씨의 아들(27)은 강사를 도와주며 받는 15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빈곤 고착화 우려 = 통계청에 따르면 가장에게 직업이 없는 무직 가정은 전체 가구의 13%에 해당하는 225만6000가구에 달한다. 20대와 40~50대의 비정규직 근로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말 현재 20대 비정규직 근로자는 114만4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000명가량 늘었다. 40대의 경우 7만2000명이 늘어난 132만5000명, 50대의 경우 무려 10만9000명이 늘어난 96만명이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자(부녀) 백수 가정’이나 ‘하루벌이 가정’의 경우 빈곤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부모와 자녀 모두 비정규직 근로자인 가정의 경우 경제적 문제와 교육 문제 등이 열악해 비정규직이 대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구 내 정규직 취업자가 없으면 빈곤에 빠질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며 “가장의 실직을 경험한 20대들은 희망을 잃기보다 취업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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