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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가는 것은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저마다 공장의 담 안에서 살던 방식을 버리고 더 좋은 아파트인 산별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최근 논의들을 들어보니 이런 저런 복잡한 얘기를 다 잘라내면, 현재와 같은 기업별 체계를 그대로 인정하는 ‘기업지부’로 쏠리고 있다고 한다.
더 좋은 아파트로 가자고 하더니 짐 꾸려 다시 단독주택으로 간다는 것 아닌가? 그럼 누군가는 말 그대로 분양사기를 쳤다는 것인가?

금속산별완성준비위에서는 당장은 어려우니 3년 후에 기업지부 없애고 지역으로 가자는 안을 내 놓는다고 한다. 3년 더 적금 부으면 아파트로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진짜로 그런가?
만도지부가 처음에 그런 식으로 했다고 한다. 당장은 기업지부로 가다가 나중에 지역으로 재편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몇 년이 지났는데 만도는 아직도 기업지부다. 금속노조에서는 기업지부를 없애려고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런데 만도지부보다 훨씬 더 큰 4만5천, 2만7천명의 대공장들이 그 큰 단독주택을 팔아 치우고 아파트로 간다는 보장이 있는가?

금속노조에선 한시적 기업지부를 두는 규정도 없앴다고 했다. 그러면 만도지부는 금속노조의 결정을 위반하고 있는 이상한 조직이다.
그런데 이번에 산별노조를 완성하자면서 다시 한시적 기업지부를 두는 규정을 되살려 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규모는 작지만 공장이 몇 군데로 나뉘어 있는 곳에서도 “우리도 기업지부 인정해 달라”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거꾸로 돌아갈 것이라면 솔직히 말하자. 3년이니 5년이니 그런 식으로 장난치지 말자. 우리는 죽을 때 까지 그냥 단독주택에 살자고 하자. 어차피 부도날 신용금고에 3년간이나 적금 붓다가 왕창 날리지 말고, 차라리 딴데 투자나 하자.
차라리 아파트라고 해서 이웃하고 특별히 화목한게 아니라고 하자. 단독주택이라고 해도 이웃하고 더 화목하게 단결하지 못하는 법이 없다고 하자. 기업이니 지역이니 그따위 조직형태가 단결과 연대를 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솔직히 얘기하자. 애꿋게 살림만 거덜 내는 쓸데없는 이사라도 덜 다니게 하자.

구호는 ‘정면돌파’ 행동은 ‘옆길로’ 가면 안된다. ‘한다면 한다’더니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많은가? 말로만 연대, 말로만 결사항전이라고 하면서 제대로 하지 않는다. 도덕성이 생명이라더니 비리가 들통나서 민주노조운동이 한꺼번에 몰매 맞았다. 이런 식으로 가서는 노조운동 전부 망한다.
정직하게 말하자. 급한 김에 ‘바뀔게 없다’면서 산별로 가자는 선전을 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바뀔게 없다면 뭐하러 산별했나, 그냥 있으면 되지. 그렇게 꼬셨다면 지금부터라도 정직하게 말하자. 말 그대로 공장벽을 허물고 지역으로 재편하자고 분명히 말하자. 지역으로 가는 것을 분명히 하고나서 문제점을 보완하자.
언제까지 거짓말을 계속할 것인가? 노동자에게 돈이 많았던가? 아니면 권력이 많았던가? 스스로에게 정직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전체 노동자와 국민을 설득할 것인가?
?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160만을 위하여
다음에는 ‘상층파벌관료독점체제’로서 산별이 아닌 160만 금속산업의 전체 노동자를 위한 산별노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직접민주주의의 제도화’와 ‘현장강화’에 대하여 같이 고민해 봅시다.
올바른 산별노조를 바라는 금속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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