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2006-08-12

두산중공업 직원여러분!! 더운날씨에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는 두산중공업 10년차 갑사원 입니다..
요즘 아니 약 1년전부터 행해지고 있는 웃지못할 회사를 망하게 할 일에 대해 우리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사실 회사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싶지만 회사를 짤릴까봐 그긴 차마 올리지 못하고 노동조합의 힘을 빌어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작년 부터 갑사원을 대상으로 인사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Fact Gathering (펙더게더링) 을 기록하고 있으며, 과장이상 매월 60항목, 대리이하 매월24항목을  팀장이 팀원을 평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사실의 여부를 세세히 기술을 해야 하기때문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1시간에 약 4건) 비공식적으로 팀원 각자가 자기 Fact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1인당 약 일주일 소요됨).
신입사원이 있는 부서는 신입사원 Fact는 팀장이 직접 입력한다고 합니다(신입사원이 고발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여기서부터 있습니다..
자기 인사평가를 스스로 하는데 나쁘게 기록할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인사팀으로 부터 입력기간이 하달 된 후 각 부서별 입력건수를 파악하여 메일을 통해 입력이 저조한 부서를 독려를 하고있고, 각 팀장들은 또 팀원들을 몰아부치기 시작하고…..
03년 명퇴이후 업무량을 엄청나게 들었는데 이런것에 까지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두산중공업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작업용자재가 없다고 하여도, 품질문제가 발생 했다고 해도, 도면치수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해도, 구매발주 지연으로 프로젝트 납기를 놓쳐도 Fact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다음주(8/14 ~ 8/22일) 부터 사무실 직원들이 뭘하고 있는지 한번 보십시요!!
많은 사람들이 업무보다는 Fact 입력에 열을 올리고 있을것입니다.
며칠전 품질 및 납기 문제로 타 부서 회의를 갔다가 그 부서를 훑어 보았더니 팀장을 비롯 대부분의 직원들이 Fact입력에 열을 올리고 있더군요!!
여러분!! 요즘 사장님은 현장중심 경영을 위해 전직원들에게 매주 아침편지를 보내시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이해 할 수 없는 Fact입력에만 열을올리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웃지못할 일입니다..
전 직원의 Fact입력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가 될까요??
사실 전 Fact 입력 기간에는 출근 하기가 싫어집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데 이 일은 하지 못하고 거짓 Fact 입력에만 신경을 써야햐니 전 세계에 이런 일을 하는 회사가 두산중공업 외 또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고 Fact끝나면 밀린 일 때문에 야근을 해야한 다는 생각 때문에 속이 쓰리기도 합니다.
경쟁사들은 신기술 개발 및 원가절감으로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우리회사는 이게 뭡니까??
두산중공업의 미래를 위해서 모두가 반성해야 합니다.
Fact Gathering 을 창시한 사람은 시간이 허비되지 않은 다른 방법을 바꿔야 하고, 잘못 된 줄 알면서 시킨다고 불속으로 뛰어든 인사팀, 각 부서장, 그리고 모든 갑사원들은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급한 마음에 서두없이 올린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