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강경발언… 고민 빠진 두산 3형제
작성자 죄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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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경훈 기자]박용성 회장 등 두산 3형제가 다시금 고민에 빠졌다. 박용오·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등은 지난 8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느닷없이 이용훈 대법원장이 두산을 상대로 '포화'를 쏟아부었기 때문.
이용훈 대법원장은 최근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법원의 신뢰를 훼손하는 판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게다가 이같은 이 대법원장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진 17일 서울중앙지법은 불구속 기소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에 대해 법정구속 없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과 검찰측이 불법·탈법 행위를 저지른 기업인을 엄벌하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측은 대법원장의 '유전불벌' 비판 발언과 김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가 같은 날 나옴으로써 긴장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대법원장이 개별 판결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판을 하고 나선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두산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대법원장의 이번 발언이 항소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항소심이 진행중인 사건에 대해 그룹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 9일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한 판사 19명을 서울 한남동 공관으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두산사건 관련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대법원장은 "법관들의 판결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는 없고, 간섭할 생각도 없지만 이번 판결은 사법부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도 있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두산 비자금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는 '재벌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을 일으킨 판결에 대해 대법원장이 할 말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자칫 일선 판사들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경훈기자 sty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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