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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단결투쟁 당당하게 현장속으로
(펌) 두산산업개발 사무직 노조 성명서
작성자 사내기자
댓글 0건 조회 784회 작성일 2005-08-22

본문

<성 명 서>

기업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고 사회의 공기(公器)이다

최근 경영권승계를 둘러싼 이른바 ‘형제의 난’을 시작으로 촉발된 두산그룹사태가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및 대주주 이자대납 등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폭로전으로 이어지는 현 상황에 대해 당 노동조합은 충격을 떠나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돈독한 우의를 바탕으로 한 ‘형제경영’으로 재계의 부러움을 샀던 두산그룹이 형제간의 싸움으로 109년짜리 알짜 명품브랜드에서 순식간에 떨이상품으로 전락해버리고, 분식회계 및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대주주 이자대납 사건으로 그동안 힘겹게 쌓아올린 깨끗한 이미지는 차치하고 도덕성이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마디로 코미디 같은 현실이 눈앞에 전개되고 있음에 당 노동조합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의 폭로가 다른 사람도 아닌 두산그룹의 회장으로 부터 나온 이상 검찰은 이를 철저히 수사하여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며, 불법행위 및 비리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검찰 뿐만 아니라 회사도 이번에 드러난 각종 의혹 뿐만 아니라 그동안 관행적으로 행해졌던 비리 및 부조리 등을 철저히 조사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관련자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차제에 구호에 그치는 투명경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클린컴퍼니로 거듭나는 계기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성실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해 왔던 직원들인 만큼 추후 오너일가의 책임을 종업원에게 전가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경영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확실한 대책 방안을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시장의 놀림감을 감수하면서도 추악한 싸움을 멈추지 않는 오너일가들은 서로에 대한 비방 및 폭로를 중단하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며, 검찰 조사 결과 만약 각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 단순히 그룹경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무시한 채 오너일가가 그룹전체의 경영권을 나눠 갖는 재벌체제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점이다. 극소수의 지분을 소유한 오너일가의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가족회의’를 통해 그룹의 중요한 문제를 논의한 전근대적인 경영형태가 이번의 사태의 원인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 최대 재벌이었던 현대그룹은 소위 ‘왕자의 난’으로 일컬어지는 형제들간의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속에서 끝내 부도라는 비운을 직접적으로 체험한 당 노동조합은 두산그룹의 ‘형제의 난’을 통해 재벌경영의 한계와 문제점을 다시한번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미미한 지분권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다 주는 이러한 악습은 절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로 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사업적 위험보다 오너일가와 관련된 위험이 더 큰 것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따라서 두산그룹 사태를 통해 오너들의 보다 투명한 도덕성과 책임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차제에 오너경영과 경영권의 세습과정에서 나타나는 경영권 분쟁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기를 요청한다. 

소유 및 경영의 분리와 유능한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풍토를 정착시키는 것도 향후의 혈족간의 경영권 분쟁을 방지하는 방안일 것이다. 작금의 지배구조를 개선치 않고서는 한국경제도, 개별기업의 미래도, 오너일가 및 회사에 소속된 노동자의 미래도, 일반주주들의 어떠한 이익도, 결코 보장할 수 없음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직원들은 오너 일가들의 추악한 싸움에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함으로써 두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야 할 것이며, 노동조합은 회사의 비리 척결 및 투명경영을 위하여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2005. 8. 22 .

두산산업개발주식회사 건설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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