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임직원 오너간 분쟁에 `속앓이'
작성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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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 두산그룹 임직원들이 갈수록 격화되는 오너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21일 두산그룹 등에 따르면 박용오 전 회장과 박용성 현 회장간 상호비방전이 이전투구 양상을 띠면서 이 분쟁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임직원들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비방전에 가담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김홍구 두산산업개발 사장은 최근 사내게시판에 자신의 명의로 박 전 회장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자 "`박용오 전 회장이 대출이자의 회삿돈 대납을 지시했다'는 문구는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내가 쓴 것이 아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에대해 박 전 회장측은 박용성 회장에게 과잉충성하려는 누군가가 김 사장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의 명의를 빌어 박 전 회장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 측근은 "무리하게 명분을 확보하려다보니 이번 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전문경영인까지 동원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인사권을 무기로 줄서기를 강요하는 치사한 행태"라고 말했다.
김 진 두산그룹 홍보실 사장도 최근 사내게시글을 통해 "일생을 그룹에서 보내시고 10년 가까이 그룹회장을 맡으셨던 분이 밖에 나가서 두산 흠집내기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인으로서 해서는 안될 `모럴 헤저드'의 극치"라고 박 전 회장을 강력 비난했다.
반면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이번 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줄을 설 경우 나중에 어떤 화를 당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두산 계열사의 한 임원은 "일단 지금은 박용성 회장측이 실권을 쥐고 있지만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 뭐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 경솔하게 처신했다간 나중에 어떤 화를 당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두산그룹 내부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오너 형제간 사생결단식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경영이 위태로운 판에 이번 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임직원들까지 비방전에 끌어들여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두산의 한 임원은 "어찌됐건 박 전 회장도 우리가 10년 가까지 모셨던 분 아니냐"면서 "이 상황에서 밑에 임직원들이 누구를 편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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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님의 댓글
연합뉴스 작성일
쩝~
이제 직원끼리 편가르기 하는 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