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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단결투쟁 당당하게 현장속으로
나의아들아
작성자 까투리
댓글 0건 조회 877회 작성일 200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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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아빠가 텐트에서 투쟁한지 벌써 20여일이 지나는 구나. 하지만 이 싸움은 언제쯤 끝날지 기약도 없이 하루하루 지나가는 세월이 얄밉기까지 하단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 좋은 옷도 사주고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싶은 심정은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겠지만.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것이 아빠는 항상 미안하기만 하단다. 18년을 이 회사에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고 생각하고 실천하면서 그나마 소박하게 살아왔지만 지금은 아무런 죄도 없이 해고라는 선고를 받고 돈 한푼 벌어주지 못하는 무능한 아빠로 전락한 것 같아 마음이 천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구나. IMF때 개천에 풀을 배고 나무를 베면서 얼마 되지 않은 돈으로 생활을 버틸 때도 휴가 명령을 받고 창원에 부산으로 막노동을 하면서도 회사 복귀날짜만 기다릴 때도 억울하다 처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막상 해고자가 되고 보니 억울하다 못해 울분이 치밀어 오는구나. 해고가 뭔지 투쟁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아빠의 깍은 머리를 보고 신기해하고 스님머리라고 놀리는 너를 볼 때........ "아빠! 밥은 주나? 안주면 집에 와서 먹고가서 싸워라" 고하는 너의 천진난만한 얼굴이 눈가를 스쳐 지나가는 구나. 그래! 너의 그 순수한 마음이 세상에 뿌리내려 살기 좋은 세상으로 자리잡을 때 그때는 이런 싸움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  아들아! 아빠는 다짐한단다 꼭 이 싸움이길 것이다. 끝까지 가서라도 다시는 이런 싸움이 일어나지 못하게 확실히 싸 울란다.  착하고 순한 우리 아들의 내일을 만들기 위해.....
아들 ! 파이팅
아빠 응원해라........    안~~녕
2005년 3월 23일 오후4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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