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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단결투쟁 당당하게 현장속으로
그저 스토리 없는 포르노처럼
작성자 새길벗
댓글 0건 조회 1,037회 작성일 200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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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여론몰이의 광풍이 불어온다. 기아차 노조 수뢰사건에 이어서, 민주노총 대대회에서 벌어진 난투극은 노동운동을 때려잡으려는 보수언론의 칼춤에 더없는 호재가 됐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있다. 고장난 축음기처럼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해서 틀어주는 그 활극 속에는 어떤 테마도 담겨있지 않다. 도대체 누가? 왜? 그런 활극을 연출했는지 어느 언론에서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스토리 없는 포르노처럼 보고 즐기고 실컷 조롱하라고 말할 뿐이다. 그것의 이면에 민중의 꽁꽁 얼어붙은 삶이 직결돼있음은 철저히 은폐된다.

다들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난리들이다. 극소수 가진 자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피부로 실감하는 일일 것이다. 지금의 이 고통이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97년 금융위기를 기화로 이 땅을 뒤덮은 신자유주의의 광풍, 허울 좋은 노동시장 유연화, 그 때문에 아무런 사회적 안전망 없이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너도나도 빚쟁이가 되어 영세자영업자로 나섰다. 경쟁은 증대하는데, 비정규직과 실업자의 양산으로 구매력은 감소한다. 그런 현실에서 가뜩이나 무리한 이자와 지대를 지불하며 시작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신용불량과 개인파산이 속출하고 노숙자가 득실대는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닌가. 그래서 또다시 밀려난 사람들은 또다시 자기 노동력을 팔기 위해 나선다. 차별도 좋고 무엇도 좋으니 쫓아내지만 말아달라고 하소연하면서 말이다. 사회복지 시스템이 미비한 현실에서의 노동시장 유연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의 근원에는 민주노총의 일조가 포함된다. 98년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여, 신자유주의라는 흡혈귀에 사회적 합의라는 미명을 부여해준 원죄를 누가 부인할 것인가. 결국 내부의 반발로 인한 합의파기, 총파업선언, 총파업철회로 이어지는 파행적 행보 속에서 민주노총은 총체적 위기를 맞았었다. 실상 총체적 위기라는 말은 지금이 아니라 그 당시에 이미 등장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일련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이 파생시킨 빈곤의 악순환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여기에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공감할 일이 아니던가. 이런 현실에서 자본가정권은 이미 충분히 유연화한 노동시장을 더욱 유연화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영구화할 개악법안을 관철하겠다고 나선다. 저들은 자기 갈 길을 가겠다고 만천하에 선언했는데, 무슨 놈의 사회적 협약이 끼어들 여지가 있단 말인가. 저들이 어떤 미사여구를 늘어놓든 그 행간의 의미에는 명백히 이렇게 쓰여 있다. “경쟁에서 밀려난 자는 죽어라”라고 말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자는데 우리가 또다시 들러리를 서야한단 말인가? 제정신을 갖고는 그럴 수 없다. 인간의 목숨까지 포함된 비싼 수업료를 치르는 일은 한번이면 족하다.

어제의 사건은 소수의 난동이다. 그런데 난동의 주체가 잘못 알려져 있다. 60만 조합원을 대표한다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포함한 일천이백만 노동자의 운명을 사회적 협약이라는 미명에 팔아넘기려는 그들이야말로 전체 노동계급의 소수가 아닌가.
어제의 사건은 명백히 노동계급을 분열시키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소수의 난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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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급을 분열시키는 소수의 난동/계급전사
진보누리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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