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 노동자 분신
작성자 퍼온맨
본문
“우리도 떳떳하게 집회 해봤으면 좋겠다”
<3신> '분신' 노동자 주변에 심경 밝혀…"비정규직들 단결하는 계기 됐으면"
오후 3시께 대구 푸른외과에 도착한 최남선씨는 기초치료 결과 화상 2도, 전신 15%의 화상을 입은 상태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병원의 담당 의사는 “머리카락이 타고 눈썹, 코털이 탄 것으로 보아 기도에 화기가 들어간 흡인화상으로 진단되며,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주일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씨의 의식은 뚜렷하며 산소호흡을 하고 있다.
최남선씨의 분신 이유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본인의 결심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기초치료 과정 중 최씨는 같이 올라온 조합원에게 “오늘을 디데이로 잡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 내 한 몸 희생해야 한다면 희생하겠다", "마누라 때문에 미뤄왔다" "마누라가 너무 고통스러워할 것 같아서 미뤄왔지만 이미 마음을 먹고 있었다"라고 심정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건 억울한 심정이지만, 나의 희생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비정규직 조합원, 비조합원들이 함께 나서달라"며 "우리도 떳떳하게 본관 앞에서 정규직처럼 집회를 해 봤으면 좋겠다. 이번에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한편 최씨의 분신사유와 관련해 현대차비정규직노조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몇몇 조합원들과 아침식사를 하던 중에도 “이번 싸움을 승리하려면 분신이라도 해야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남선씨가 분신한 장소. (정규직)노조위원장실과 노조 사무실 중간에 위치한 화장실 바로 입구다.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이와 함께 최씨는 분신장소를 정규직노조 사무실이 있는 건물 화장실로 택한 것에 대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와 있는 비정규직노조 간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현대차노조에 감정이 있어서 불을 지르러 간 것은 아니고, 원하청 공동투쟁이 퇴색되어가는 것 같아 장소를 거기로 택했다. 화장실에서 불을 붙이고 복도로 열 걸음 걸어가다 쓰러졌는데, 당직자가 달려와서 잠바로 불을 껐다. 나는 당직자에게 '숫자가 많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연대 좀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직후에 응급차로 후송되었다."
한편 이번 분신사태와 관련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이헌구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정갑득 전 현대차노조 위원장 등은 22일 오후 4시께 현자비정규직노조와 간담회를 갖고 “정규직 현대차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공동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의 5공장 농성장에서 있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승수 의원 등은 이번 분신 사태의 경과를 공유하고 이후 대책을 모색하는 회의를 진행했으며, 논의 결과 "이번 투쟁의 주체는 현대차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돼야 한다"는 원칙으로 입장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오후 6시 현대차노조 사무실에서 이번 사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여 이후 논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노조는 이날 저녁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분신사태의 분명한 책임은 사측에 있으며 이번 일에 대해 사측이 어떠한 대답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노조는 "노동부가 127개 업체, 9,23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불법파견'이라는 판정을 내렸음에도 사측이 교묘하게 법망만 피해가면서 단 한 명의 인원도 정규직화하려고 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분신이라는 극한 상황을 전개한 최남선씨의 빠른 쾌유를 위해 노조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비정규직을 무분별하게 양산한 자본과 노무현 정부에 현 사태의 책임 있음을 분명히 한다"며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직 노조원 100여명은 현재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5공장 농성장으로 집결해, 원하청 관리자들과 대치중에 있다.
▲ 최남선씨가 분신한 장소에서 발견된 잠바. 최씨가 분신 당시 입고 있었던 옷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2신> ‘악’ 비명소리나 달려가니 이미…
현대차 '분신' 노동자 고통 호소…비정규노조 "전날 폭력사태와 관련" 주장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최남선씨는 오후 2시15분께 대구 푸른외과로 이송 중이다.
전신 30%, 2도화상으로 진단받은 최씨는 울산대병원이 화상전문병원이 아닌 관계로 대구 푸른외과로 이송중이며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본부장 이헌구)는 금속연맹 울산본부를 중심으로 정확한 사태파악에 나섰으며, 현대차노조 역시 대책회의를 갖고 긴급체계로 운영중이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 푸른외과에서 곧바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후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 현대차노조의 대책회의 결과가 나오는대로 이를 토대로 향후 대응방침 등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 21일 열린 현대차 본관 앞 집회에서 경비대로부터 폭행을 당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최씨의 분신을 직접 목격한 현대차노조 정광훈 조사통계부장은 분신 직전 현대차노조 계단에서 최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최씨가 노조 사무실에서 나가는 것을 보고 업무를 보던 중 화장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이미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최씨의 분신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와 관련 “21일 오후 현대차 본관 앞에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개최하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해 경비대가 무차별 폭력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고, 현대차 5공장 상무 최모씨 명의로 발송된 ‘탈의실 무단점거 관련 철수 촉구 및 향후 조치’ 공문이 발송됐고, 22일 오전에 있었던 2공장 지원투쟁에서도 경비대에 의한 폭력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같은 분신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21일 오후 5시 현대차 본관 앞에서 불법파견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회를 진행하던 150여명의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해 현대차 경비대가 집단 폭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현대차 경비들은 캠코더로 사진을 찍고 있던 2공장 이성환 조합원을 갑자기 대열 밖으로 끌고 나갔고 이를 말리던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현재 이성환씨는 울산 한마음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는 등 치료중에 있으며 비정규직노조 5공장 대의원 대표인 임선우씨도 뒷머리를 다쳐 입원 치료중이다.
한편 울산 현지에 내려가 있는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은 최씨의 분신 소식을 접하고 민주노총 울산본부에 들른 뒤 곧 대구 푸른외과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노조에서 정리한 상황 일지
성 명 : 최남선
입사일 : 2003년 2월 15일 대연업체 입사
현재 : 산재 중. 지난 2004년 8월 30일 작업 중 무릎염증으로 산재 중. 산재연장을 신청하여 2005년 3월까지 산재 기간 중.
경과 보고
11:20 - 조00 부장이 화장실을 가던 중 계단을 올라오는 최남선을 만나서 상호 간에 인사를 함 - (“남선아 어서와라” “안녕하세요” -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임.)
11:23 - 이후 조00부장은 기획실로 들어가서 일을 하고 최남선은 인사 후 계단으로 다시 내려감.
11:24 - 정00 부장이 발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최남선이 비닐봉지에서 꿀물음료수를 1병을 꺼내 주었다.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하면서 건네며 돌아서다 다시 2병을 꺼내어 다시주면서 “김00 부장이 출근했냐”고 물어서 출근 안했다고 답변하니까 화장실이 급하다는 자세로 화장실로 감.
11:25 - 갑자기 화장실 쪽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도와 달라고 고함침.
- 이날 대의원 대회 준비 관계로 노조 사무실에 10여명의 상집간부 출근.
- 화장실 쪽으로 가보니 화장실 앞에서 최남선 상의를 탈의하고 하의는 입은체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함.
-당시 머리와 함께 탈의한 상체에 불이붙었음. 몸상태는 허물이 조금씩 벗겨진 상태.
-화장실에 탈의한 상의는 불에 타고 있었으며, 정00 부장이 소화기로 불붙어 있는 옷가지들을 진화함.
- 의무실에서 의사와 식염수를 가져와 몸을 닦았으며, 곧바로 앰블런스로 울산대 병원으로 후송함.
- 울산대 병원에서 화상 전문의가 없는 관계로 이송할 것을 요구.
- 이후 1시 20분경 대구 푸른 외과(화상 전문 병원)로 후송중.(2도 화상).
※요구사항이나 유서 발견 흔적 없음 휘발유, 신나인지 확인되지 않으나 음료수 pt병 발견.
※노동조합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중이며 대책회의 중임.
<1신>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 분신
비정규노조 조합원 최남선씨…얼굴·팔 등에 심한 화상, 경북대로 후송중
22일 오전 11시 30분경, 5공장을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중인 울산 현대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안기호)의 조합원 최남선(30·남)씨가 현대차노조(정규직) 사무실 근처에서 '분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수출선적부에 근무하는 최씨는 현대차노조 사무실 근처 화장실에서 몸에 신나를 붓고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씨가 온몸에 불이 붙은 채 화장실을 빠져나오자 이를 확인한 주변 노조원들이 급히 불을 껐으나 이미 얼굴, 팔 등에 심하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현재 최씨는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대구경북대로 후송중이며, 고통을 심하게 호소하고 있으나 아직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한다.
▲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중인 최남선씨.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현재 분신 이유 등 보다 자세한 진상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란 마영선 기자 eggs95@labortoday.co.kr
<3신> '분신' 노동자 주변에 심경 밝혀…"비정규직들 단결하는 계기 됐으면"
오후 3시께 대구 푸른외과에 도착한 최남선씨는 기초치료 결과 화상 2도, 전신 15%의 화상을 입은 상태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병원의 담당 의사는 “머리카락이 타고 눈썹, 코털이 탄 것으로 보아 기도에 화기가 들어간 흡인화상으로 진단되며,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주일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씨의 의식은 뚜렷하며 산소호흡을 하고 있다.
최남선씨의 분신 이유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본인의 결심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기초치료 과정 중 최씨는 같이 올라온 조합원에게 “오늘을 디데이로 잡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 내 한 몸 희생해야 한다면 희생하겠다", "마누라 때문에 미뤄왔다" "마누라가 너무 고통스러워할 것 같아서 미뤄왔지만 이미 마음을 먹고 있었다"라고 심정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건 억울한 심정이지만, 나의 희생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비정규직 조합원, 비조합원들이 함께 나서달라"며 "우리도 떳떳하게 본관 앞에서 정규직처럼 집회를 해 봤으면 좋겠다. 이번에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한편 최씨의 분신사유와 관련해 현대차비정규직노조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몇몇 조합원들과 아침식사를 하던 중에도 “이번 싸움을 승리하려면 분신이라도 해야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남선씨가 분신한 장소. (정규직)노조위원장실과 노조 사무실 중간에 위치한 화장실 바로 입구다.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이와 함께 최씨는 분신장소를 정규직노조 사무실이 있는 건물 화장실로 택한 것에 대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와 있는 비정규직노조 간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현대차노조에 감정이 있어서 불을 지르러 간 것은 아니고, 원하청 공동투쟁이 퇴색되어가는 것 같아 장소를 거기로 택했다. 화장실에서 불을 붙이고 복도로 열 걸음 걸어가다 쓰러졌는데, 당직자가 달려와서 잠바로 불을 껐다. 나는 당직자에게 '숫자가 많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연대 좀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직후에 응급차로 후송되었다."
한편 이번 분신사태와 관련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이헌구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정갑득 전 현대차노조 위원장 등은 22일 오후 4시께 현자비정규직노조와 간담회를 갖고 “정규직 현대차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공동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의 5공장 농성장에서 있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승수 의원 등은 이번 분신 사태의 경과를 공유하고 이후 대책을 모색하는 회의를 진행했으며, 논의 결과 "이번 투쟁의 주체는 현대차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돼야 한다"는 원칙으로 입장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오후 6시 현대차노조 사무실에서 이번 사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여 이후 논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노조는 이날 저녁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분신사태의 분명한 책임은 사측에 있으며 이번 일에 대해 사측이 어떠한 대답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노조는 "노동부가 127개 업체, 9,23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불법파견'이라는 판정을 내렸음에도 사측이 교묘하게 법망만 피해가면서 단 한 명의 인원도 정규직화하려고 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분신이라는 극한 상황을 전개한 최남선씨의 빠른 쾌유를 위해 노조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비정규직을 무분별하게 양산한 자본과 노무현 정부에 현 사태의 책임 있음을 분명히 한다"며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직 노조원 100여명은 현재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5공장 농성장으로 집결해, 원하청 관리자들과 대치중에 있다.
▲ 최남선씨가 분신한 장소에서 발견된 잠바. 최씨가 분신 당시 입고 있었던 옷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2신> ‘악’ 비명소리나 달려가니 이미…
현대차 '분신' 노동자 고통 호소…비정규노조 "전날 폭력사태와 관련" 주장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최남선씨는 오후 2시15분께 대구 푸른외과로 이송 중이다.
전신 30%, 2도화상으로 진단받은 최씨는 울산대병원이 화상전문병원이 아닌 관계로 대구 푸른외과로 이송중이며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본부장 이헌구)는 금속연맹 울산본부를 중심으로 정확한 사태파악에 나섰으며, 현대차노조 역시 대책회의를 갖고 긴급체계로 운영중이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 푸른외과에서 곧바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후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 현대차노조의 대책회의 결과가 나오는대로 이를 토대로 향후 대응방침 등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 21일 열린 현대차 본관 앞 집회에서 경비대로부터 폭행을 당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최씨의 분신을 직접 목격한 현대차노조 정광훈 조사통계부장은 분신 직전 현대차노조 계단에서 최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최씨가 노조 사무실에서 나가는 것을 보고 업무를 보던 중 화장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이미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최씨의 분신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와 관련 “21일 오후 현대차 본관 앞에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개최하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해 경비대가 무차별 폭력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고, 현대차 5공장 상무 최모씨 명의로 발송된 ‘탈의실 무단점거 관련 철수 촉구 및 향후 조치’ 공문이 발송됐고, 22일 오전에 있었던 2공장 지원투쟁에서도 경비대에 의한 폭력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같은 분신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21일 오후 5시 현대차 본관 앞에서 불법파견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회를 진행하던 150여명의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해 현대차 경비대가 집단 폭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현대차 경비들은 캠코더로 사진을 찍고 있던 2공장 이성환 조합원을 갑자기 대열 밖으로 끌고 나갔고 이를 말리던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현재 이성환씨는 울산 한마음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는 등 치료중에 있으며 비정규직노조 5공장 대의원 대표인 임선우씨도 뒷머리를 다쳐 입원 치료중이다.
한편 울산 현지에 내려가 있는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은 최씨의 분신 소식을 접하고 민주노총 울산본부에 들른 뒤 곧 대구 푸른외과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노조에서 정리한 상황 일지
성 명 : 최남선
입사일 : 2003년 2월 15일 대연업체 입사
현재 : 산재 중. 지난 2004년 8월 30일 작업 중 무릎염증으로 산재 중. 산재연장을 신청하여 2005년 3월까지 산재 기간 중.
경과 보고
11:20 - 조00 부장이 화장실을 가던 중 계단을 올라오는 최남선을 만나서 상호 간에 인사를 함 - (“남선아 어서와라” “안녕하세요” -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임.)
11:23 - 이후 조00부장은 기획실로 들어가서 일을 하고 최남선은 인사 후 계단으로 다시 내려감.
11:24 - 정00 부장이 발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최남선이 비닐봉지에서 꿀물음료수를 1병을 꺼내 주었다.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하면서 건네며 돌아서다 다시 2병을 꺼내어 다시주면서 “김00 부장이 출근했냐”고 물어서 출근 안했다고 답변하니까 화장실이 급하다는 자세로 화장실로 감.
11:25 - 갑자기 화장실 쪽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도와 달라고 고함침.
- 이날 대의원 대회 준비 관계로 노조 사무실에 10여명의 상집간부 출근.
- 화장실 쪽으로 가보니 화장실 앞에서 최남선 상의를 탈의하고 하의는 입은체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함.
-당시 머리와 함께 탈의한 상체에 불이붙었음. 몸상태는 허물이 조금씩 벗겨진 상태.
-화장실에 탈의한 상의는 불에 타고 있었으며, 정00 부장이 소화기로 불붙어 있는 옷가지들을 진화함.
- 의무실에서 의사와 식염수를 가져와 몸을 닦았으며, 곧바로 앰블런스로 울산대 병원으로 후송함.
- 울산대 병원에서 화상 전문의가 없는 관계로 이송할 것을 요구.
- 이후 1시 20분경 대구 푸른 외과(화상 전문 병원)로 후송중.(2도 화상).
※요구사항이나 유서 발견 흔적 없음 휘발유, 신나인지 확인되지 않으나 음료수 pt병 발견.
※노동조합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중이며 대책회의 중임.
<1신>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 분신
비정규노조 조합원 최남선씨…얼굴·팔 등에 심한 화상, 경북대로 후송중
22일 오전 11시 30분경, 5공장을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중인 울산 현대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안기호)의 조합원 최남선(30·남)씨가 현대차노조(정규직) 사무실 근처에서 '분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수출선적부에 근무하는 최씨는 현대차노조 사무실 근처 화장실에서 몸에 신나를 붓고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씨가 온몸에 불이 붙은 채 화장실을 빠져나오자 이를 확인한 주변 노조원들이 급히 불을 껐으나 이미 얼굴, 팔 등에 심하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현재 최씨는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대구경북대로 후송중이며, 고통을 심하게 호소하고 있으나 아직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한다.
▲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중인 최남선씨. <사진제공=현대차비정규직노조>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현재 분신 이유 등 보다 자세한 진상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란 마영선 기자 eggs95@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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